방문을 나서면서, 내겐 매우 놀라운 일이었지만,
그들은 모두 나의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.
마치 서로 말 한마디 주고받지 않고 보낸 그날 밤이
우리의 친밀감을 두텁게 만들어 주기라도 했다는 듯이.
내 책상 위에는 선하 증권이 잔뜩 쌓여 있었고, 나는 그걸 모두 자세하게
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. 점심을 먹으러 사무실을 나오기 전에 나는 손을
씻었다. 정오, 나는 이 시간을 좋아한다.
모든 것이 나의 참여 없이 진행되었다.
나의 의견을 묻는 일 없이 나의
운명이 결정되고 있었다.
그러나 깊이 생각을 해 보면, 내겐 할
이야기가 아무것도 없었다.
셀레스트는 레몽보다 낫지만, 레몽이 셀레스트 못지않은 내 친구라는 게
무슨 상관이야? 마리가 오늘 또 다른 뫼르소에게 입술을 내바치고 있다 한들
그게 무슨 상관이야?